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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정보

랩 어카운트 (Wrap Account)를 통한 자산관리

by Epic Writer 2022. 8.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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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재테크 분야의 가장 큰 화제는 단연 랩 어카운트(wrap account)이다.
고객 자산을 투자자별로 구분하여 계좌(account)를 만든 후
랩(wrap)으로 싸서 다른 것과 섞이지 않도록 1:1로 자산을 관리해 주는 상품이다.

자본시장 통합법 시행에 따라 투자시장은 자산 운용사와 투자 자문사, 투자 일임사 등으로 구분되어졌다.

- 자산 운용사는 일반적으로 많이 가입하고 있는 공모형 펀드를 운용하고, 
- 투자 자문사는 투자 자문만을 하는데 그치는 반면

- 투자 일임사는 투자자로부터 포트폴리오의 구성, 운용 권한을 위임받아 자산 관리를 대행해주는 실질적 맞춤형 자산관리 서비스를 하는 형태이다.
 
원래 일임형 자산 운용을 받으려면 5억 원 이상이 최저 금액이었기 때문에, 지금까지는 고액자산가들이나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이었다.

그러나 자문사 연계형 랩(자문형 랩)상품이 증권사를 통해 판매되면서, 최소 가입 금액이 3000만 원 정도로 낮아지고 높은 수익률을 보여주면서, 주식형 펀드의 환매 자금들이 대거 자문형 랩으로 옮겨가고 있다.

<주식형 펀드와 랩 어카운트>



주식형 펀드와 랩어카운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자산 운용 형태에 있다.

주식형 펀드는 주가가 하락하더라도 주식 편입 비율을 60% 이상 유지해야 하지만
랩어카운트는 주식 투자 비중을 0~100%에서 조절할 수 있기 때문에
올해와 같은 박스권 장세에서나 하락장에서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또한 주식형 펀드가 50개 이상의 종목에 분산 투자하면서
벤치마크 + 알파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반면

랩어카운트는 10개 안팎에 집중 투자하여 절대 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랩 어카운트 중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자문형 랩은
투자한 고객의 자산을 증권사에서 알아서 관리해주는 일임형 랩 상품이면서
자산운용 포트폴리오를 투자 자문사로부터 자문 받아 운용하는 체계라고 보면 된다.

투자자문사 자문 -> 증권사 랩 운용부 -> 고객 자산운용의 형태이다.


주식형 펀드의 경우 자산 운용에 대해 고객의 선택권이 없고
운용 상황 또한 최소 2개월 후에 공개하도록 되어있지만

랩어카운트는 투자하는 주식의 내용을 HTS를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서
최근 개인투자자들 사이에 자문형 랩 따라 하기 열풍이 유행하고 있다.

랩 따라 하기는 개인 투자자들이 자문형 랩 상품에 자금의 일부만 투자해 놓고
실시간으로 거래 내역을 조회하면서 나머지 자금을 직접 투자를 하는 형태이다.

높은 투자 수익을 원하는 고객들이 랩어카운트의 높은 수수료(3%)를 아끼면서
실시간으로 시장 동향을 파악하며 직접 투자를 하고 있는 것이다.

2010년 랩 어카운트 상품이 이렇게 인기를 끌게 된 것은 주가지수가 연초 1690선에서 현재 1790선으로 박스권에 갇혀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주식형 펀드가 수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가 되고,
투자자들은 소수 종목 위주의 단기 매매를 통해 고수익을 선호하게 되는데
이것이 랩어카운트 상품의 속성과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

문제는 일부 자문형 랩 상품이 높은 수익을 보이면서
마치 공모형 주식형 펀드와 같이 판매되고 가입한다는 점이다.

랩 어카운트 상품이 실질적인 맞춤형 자산관리 형태가 되기 위해서는
투자자와 투자일임사간 1:1 일임형 랩어카운트 형태로 관리되어야 하지만
현재 자문형 랩의 경우 투자자의 투자 의사는 형식적으로 반영되고
펀드와 마찬가지로 운용사 마음대로 운용되거나 독립된 랩(wrap)이 아닌
사실상 계좌를 통합하여 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데 있다.

또한 랩어카운트가 사모펀드와 같이 소수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여
단기 고수익을 추구하면서 자문사들 간의 암묵적 합의에 의한 매매나
통정 거래 등 시장을 혼탁하게 만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즉 투자자금을 일부 종목에 집중하여 주가를 상승시킨 후
높아진 수익률로 광고를 해서 더 많은 자금을 끌어들이는 형태가 벌어지고 있다.

특히 자문사들이 랩어카운트에 편입하는 종목들이 주로 중소형 옐로칩이라는 점에서
가격 변동성이 훨씬 크고 주가가 급락할 경우 개인들의 손실 가능성이 매우 높다.

2000년 IT 버블 붕괴와 함께 엄청난 손실을 발생시켰던 바이코리아 열풍이나, 2007년 묻지마식의 차이나펀드 열풍의 실패가 재연될 가능성에 주의해야 한다.
결국 금감원이 윈도우 드레싱 등 자산 운용사의 규제를 강화하고, 은행의 랩어카운트 판매 유보 결정을 내리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현재 랩어카운트 시장은 지난해 말보다 10조 원 정도 커진 30조 원 규모이다.

점차 투자 상품도 세분화되고 개인 맞춤형 자산 관리 형태가 강화됨으로 인해, 랩어카운트 상품의 시장 규모 또한 커지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랩어카운트의 구조와 상품이 유통, 관리되는 시스템을 이해하는 것이다.
랩어카운트는 주식형 펀드보다 더 고위험 고수익의 상품 구조이고,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하면서 1:1로 자산 관리를 받아야 하는 상품이다.

펀드 대체 상품으로 인식하기보다 철저하게 자산배분 전략으로 활용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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